출발 하루 전에 저희 모든 일정의 담당 Tour conductor 선생님과 일정에 관한 전달을 받았습니다. 옵션관광에 관해서, 현지 호텔에 관해서 너무 기대를 하지 말라는 말씀도,,
사실인즉슨 모든 건물들이 100년 200년 된 건물들이니 ,,엘리베이터가 없을 수도 있겠죠,,
자연바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에어컨이 없을 수도 있고요..그런 부분은 문화적인 차이로 이해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김치 가져오지 말라는 말씀 명심하고 기본 반찬거리들을 준비했지요.
왠만한 동남아 지역은 거의 다녀왔지만, 16시간(3시간40분+12시간 20분)정도의 비행시간은 처음이라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요즘엔 기내에서 재미있는 영화나 여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서 비행시간이 그리 지루하지는 않으실거예요.
하지만 비행기 갈아타는 대기시간을 위해서는 간단한 책이나 영화를 몇 편 다운받아가시면
무료하지 않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전 일정 동안 영화 4편 봤습니다.
비행기 대기시간, 차로 이동하는 시간,,보통 3~4시간 소요되거든요..경치도 보실 건 다보고요. 고속도로같이 볼 거 없는 부분 나오면 바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밤새도록 날아서 도착한 로마는 예상대로 찌는 듯한 무더위가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부터 빡빡하게 진행된 로마일정은 그야말로 “극기훈련” 그 자체였습니다. 가톨릭 신자로서 직접 방문한 교황님이 지내시는 바티칸 시국의 풍경과 바티칸 박물관은 저의 신앙심을 굳히는데 작지만 분명 한몫 하였습니다.
오드리 햅번의 “로마의 휴일”을 열 번도 넘게 본 제 눈앞에 펼쳐지는 콜로세움이나 트레비분수, 진실의 입 같은 곳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내가 살아 생전에 이곳을 직접 와서 보는 구나~~”하는 정신적인 만족감은 명품 가방을 구입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어 치우는 것 이상으로 만족감이 극에 달했습니다. ㅋ
저는 문화적인 포만감에 싸여 있을 수 있었죠…
사실 둘째 날 일정을 자유여행으로 예약을 했던 터라,,,,이동시간이 긴 나폴리/폼페이/쏘렌토 보다는 자유롭게 로마시내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자유여행 모객이 안 된 이유로 풀패키지의 일정으로 포함이 되게 되었는데..기대를 전혀 안 한 상태여서 그런지,,,꽤 좋았습니다.
반나절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스위스 역시 너무나 아름다운 나라였어요. 그냥 사진기만 누르면 엽서를 만들어내는 자연 광경이 너무나 사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일정 중에 스위스가 가장 좋다고 말하면 50대라고 하셔서,,,입 꾹 다물고 있었습니다.
파리에서는 세느강 유람선과 에펠탑전망대를 야간투어로 옮기게 되면서 여유가 생긴 시간에
베르사이유 궁전과 몽마르뜨 언덕을 추가적으로 가 볼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도, 몽마르뜨 언덕에 갔을 때는 언덕 꼭대기에 있는 성모성심성당에서 미사가 집전되고 있는 시간대라서 잠시 잠깐이었지만 미사를 드려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니까요…
야간의 에펠탑이 매시 정각에 발광(發光)을 하는 모습은 홍콩에서 본 “심포니 오브 라이트”와 비할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세느강 유람선에서는 여름 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강가에 비친 건물들의 조명들이 그림자처럼 드리우고, 시원하게 미리 준비한 맥주한잔은 “정말,,사는 게 이런 거구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분명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사무실에서 상사 눈치보랴 업무에 찌들겠지만,,,그때 그 순간만은 너무나 행복했답니다.
영국에서는 역시나,,,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전형적인 영국 날씨를 보여주더라고요..긴 여정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외관 위주의 관광이라 그런지,,,제 기억 속에 자리 잡기 보다는 사진에만 흔적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런던에서는 운이 좋게 타이밍을 잘 맞춰서 버킹검 궁전의 근위병들 행진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또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그날 런던 시내의 교통이 거의 차단이 되어서 물어보니, 게이 퍼레이드가 있다고 하더라고요…진짜 보고 싶었는데…ㅋ
우선 유럽 패키지 가시는 분들 호텔과 음식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하시는 거 같은데…
절대 그러실 필요 없을 거 같습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80”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가게 되면 “79”가 되든 “50”이 되든 만족스럽지 않고 모든 게 불평불만으로 바뀌게 되고, 소중한 여행 일정도 망치게 되죠..
“60”정도만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가신다면 “61”부터 “89”까지는 모든 게 만족스럽게 되니까요..
기대치를 낮추는 거 ----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인 거 같습니다.
추가되는 비용 없이 풍요롭고 좋은 여행을 하실 수 있는 필수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첫 숙소는 로마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다소 외곽지역이었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라 그런지 노인 분들이 엄청 엄~청 많이 계시더라고요. 작고 아담한 마을에서 호텔보다는 팬션에 가까운 저희 호텔은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창문을 열면 발코니에 나가 동네를 둘러볼 수도 있었고, 새벽을 깨우는 새소리와 상큼한 풀내음은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다만, 호텔 아침 조식은 절대 기대하지 마세요. 콘티넨탈 조식이라는 게 이름만 멋있고 그럴듯하지,,,ㅋ (꼭 학용품 중에 셀로판지처럼,,,) 정말 간단한 빵과 우유, 커피 정도.
하루의 투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라면을 꼭 먹어주는 센쓰~~!
저는 김치 가져오지 말라는 말씀에…터지거나 냄새 날까봐 그러시 는줄 알고, 볶음 김치 준비했습니다. 매일 아침 라면과 볶음 김치를 먹었다면,,다른 일행들도 깜짝 놀라실 거예요.
방에서 그렇게 먹고 또 식당가서 언제 라면 먹었느냐는 식으로 빵과 커피를 마셨으니까요~
밀라노에서의 호텔은 정말 대지 면적만 백만스물한평(?) 더 될지도,,,그 넓은 대지가 공원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조금은 쌩뚱맞은 호텔 건물이었습니다.
파리에서의 숙소도 나쁘진 않았어요. 마지막 히드로 공항 근처의 런던 숙소는 1급!!!
방도 그 전에 쓰던 방의2~3배 크기. 넓은 퀸사이즈 침대…포근한 이불과 베게까지..
그 동안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줄 만한 편안하고 쾌적한 호텔이었어요. 다만, 다른날에 비해 일찍 끝난 일정을 보낼만한 유락시설이 주위에 없었다는 단점! 런던시내까지 택시 왕복비용이 24만원 정도라는 말을 듣고,,,그냥 가만히 있어야지!! 다짐했습니다.
미리 유럽 다녀오신 분들한테는 리프트(엘리베이터)도 없어서 짐을 직접 들고 올라다녀서 엄청 힘들었다고 하시던데..모든 일정의 호텔에 리프트는 다행이 다 있었어요…다만 2인용이라는 점!! 그래서 짐만 올려 보내고 사람을 걸어 올라갔죠…하지만 기대심리는 낮추고 가면 이것도 감사하다니까요!
음식은 너무 유난 떨면서 김치에 고추장에 김까지 준비하실 정도는 아니예요.
한식으로 나왔던 육개장이나 순두부 찌게도 한국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고요.
맛없기로 소문난 영국 음식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어요. 저도 음식에 관대한 사람은 아니라서,,,아니면 늙으신 어르신 분들에 비해 적응도가 빨라서 일수도 있겠지만,
이태리에서 현지식을 할 때 매번 전식으로 나온 토마토 스파게티는 아마도 한달 이상 입에 대지 않을 계획입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요…파리에서의 달팽이 요리는 너무 재미있었어요…처음 달팽이를 접했으나 항상 먹어본 사람처럼 너무나 잘 빼먹었거든요…와~~또 먹고싶다.
세계 3대 박물관이 바티칸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대영 박물관,,,제 눈으로 직접 존재감을 확인했으니 만족입니다. 당연히 “수박겉핧기” 식이 관람이 아닐 수 없지만,
일주일 내내 박물관 하나를 다 볼 계획이 아닌 이상 중요한 작품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또
그걸 구경 온 다른 나라 관광객들 한번 보고, 제 얼굴 넣어서 사진 한 장 박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저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번 여행을 추억으로 곱씹으며 다음 여행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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